oude
heterotopia
22년 6월 독서달력

 

 

전국축제자랑

김혼비&박태하 / 민음사

★4

 

부부가 글을 어떻게 이렇게 재밌게 잘 쓸 수 있을까. 덕분에 평생 관심가져본적 없는 지역 축제에 가보고싶어졌다.

몇년 후에는 서울을 떠나 지방에서 살게 될텐데 그때 이 책을 다시 펼쳐보면서 관광해보는게 나의 버킷리스트가 되었다.

소개된 축제 중에서는 지역 고유의 특색에 맞는 그럴듯한 축제들도 있었지만, 어떻게든 지역을 알리기 위해 어설프게나마 아무런 연관도 없는 소재로 만들어진 축제들도 많았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서울에도 서울 자체와는 상관 없는 축제들이 대부분이다. 지방과의 차이는 제대로된 행사로 만들 수 있는 여력과 방문객들이 있다는 것 뿐. 대한민국의 수많은 행정구역이 각자의 유일한 이야기거리를 가지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방만이 향토적인 소재로 행사를 만들어야 하는 것은 역시 지역불균형 발전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서울공화국이 아니게 될 날은 과연 언제일까.. 지방민이 소멸걱정없이 살 수 있는 세상이 내가 죽기전에는 왔으면 좋겠다.. 

 

 

 

 

 

삼체 1

류츠신 / 단숨

★3.5

 

SF소설이란 것을 이렇게 각잡고 읽어본 게 처음이라 아주 신선한 충격이었다. 방대한 세계관을 전혀 지루하지 않게 풀어낸 점도 놀랍지만 캐릭터빌딩을 정말정말 잘했다. 양원제는 정말 2권의 장베이하이와 함께 오래동안 잊혀지지 않을 캐릭터 일 것이다.특히 문화대혁명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중요하게 다뤘다는 점이 이 책의 매력을 더해준다. 덕분에 이것저것 관련해서 찾아보다가 문화대혁명을 비판하는 것이 오늘날 중국의 사상통제의 테두리 안에서 허용된다는 점, 류츠신이 모 인터뷰에서 위구르족 탄압을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는 점 등등 실망스럽지만 그다지 놀랍지 않은 사실들을 알게 되었다. .. 중국 문화컨텐츠를 소비할때는 이 '실망하지만 놀랍지 않는' 과정을 항상 겪는다. 그렇기때문에 평소에 소비하는 경우가 아주 드물지만 어째 이렇게 올해는 소비를 해버렸군... (대출했기 때문에 무료였지만말이다)

 

 

 

 

 

 

삼체 2

류츠신 / 단숨

★3.5

 

삼체 시리즈는 정말 오타쿠가 좋아할 수 밖에 없다. 특히 나처럼 SF와 추리물을 좋아하는 오타쿠라면 더더욱... 

면벽자-파벽자의 관계성은 정말 독보적이다. 독자마저 속이는 두뇌싸움을 데스노트 이후로 참 오랜만에 만나서 감격스러울 정도였다. 주인공의 계획이 가장 중요하게 다뤄졌지만 나머지 면벽자들의 계획들도 매력적이다. 비록 파벽자들에 의해 파훼되었지만.. 주인공이 상상속의 여인이 어쩌구저쩌구하며 진정한 사랑을 찾아 헤메는 과정이 너무 길어서 초반에 진도 나가기가 굉장히 힘들었지만 그 과정이 의미가 있었기에 정말 다행이다. . 그걸 풀어내는 과정이 약간 일본 애니메이션을 생각나게 했지만 어쨌든 이런 난장판을 인간찬가로 끝낼 수 있다는것에 의의를 둔다.. 점점 이 인류의 안일함과 멍청함과 현실도피기질에 질려 양원제에게 깊은 공감을 하기 시작했었기 때문에 ㅋㅋㅋ 

우주가 '사냥꾼이 있는 어두운 숲'이라는 설정은 현실과는 다를 것이다. 이미 오랜세월 월등히 발전된 문명에서 만든것으로 보이는 비행물체들이 많이 관찰되었고 미국 또한 최근에 그 존재를 인정하는듯한 발언을 했으니까.. 아마 우주에서 지구인은 안대를 쓰고 밝은 평야 한가운데서 헤메고있는 존재일 가능성이 높지않을 까. 정말 어두운 숲이라면 우리는 벌써 외계인의 식량이거나 식민지거나 둘중 하나겠지. 하지만 이런 가정하에 지구인의 존재가 발각됐다면 충분히 삼체위기 같은 상황이 벌어지겠지. 현실은 그렇지 않아서 너무 다행이야.

삼체시리즈의 최애캐를 꼽으라면 당연 장베이하이다. 냉정하고 무뚝뚝하고 끈질기고 신념이 강한, 그러나 인류를 사랑하는 다정한 마음을 가진 박복한 남자를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어. 장베이하이에게 자식이 있었고 신념 때문에 아내에게 버려졌다는 점 마저 매력포인트다. 장베이하이가 함선을 물로 가득채우고 멀리 도망쳐, 죽음을 맞는 장면은 정말 오타쿠적으로 가슴을 뛰게한다. .. 이런 미친캐릭터 정말 흔치않아. 피격당하기전에 먼저 공격하지 않은 것 또한 그만의 다정함이라고 생각하니 정말... 최고야... 마지막 대사를 하면서 짓는 아버지 같은 표정........

서치해보니 중국에는 이미 장베이하이의 팬이 꽤 있었다. (당연함) 팬아트도 있고 팬메이드 3d애니메이션도 있었다. (와중에 형사랑 2권주인공이랑 bl로 엮는걸 보고 bl오타쿠의 시각은 또 다른레벨이라는 걸 깨달았다. 납득가는 지점이 있어서 더 놀랍다..) 팬메이드 애니메이션에서 장베이하이에게 눈물점이 있다는 설정을 넣었는데 그게 그의 비극적인 결말(...)을 의미하는 거라고 해서 감탄했다. 세상엔 이렇게 배운사람이 많아.. 넷플릭스에서 드라마제작중이라는데 죽기전에 꼭 보고싶다..

 

 

 

 

배트맨 킬링조크

앨런 무어 / 세미콜론

★3

 

비몽사몽하는 채로 만화방에서 읽고 잠들었다. 명작이라는 소문을 익히 들었었는데 생각보다 그리 대단하진 않았다. 조커가 어떻게 조커가 되었는지에 관한 이야기였는데 이미 알고있는 정보였고 분량도 굉장히 짧았다. 사실 조커의 뒷얘기같은거 알고싶지않기 때문에 if버전 정도로 생각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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