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ude
heterotopia
23年 3分期 (上)

 

스파이더맨 :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2023)

0702 CGV 4DX ★4

 

 

상봉 CGV에서 한번 보고 청담 CGV에서 한번 더봤다.  상봉은 효과가 다양하지 않은 대신 의자 움직임이 엄청 격해서 놀이공원 어트랙션이라도 탄 느낌이었다. 덕분에 정말 재밌었음. 끝자리에 앉아서 거의 몸이 튕겨나갈정도였는데 그것만 해도 충분히 만족스러워서 다른 효과에 신경쓸 필요가 없었다. 청담은 등을 두드리고 다리쪽을 건드리는 효과가 있고 비올때 미스트처럼 흩날리는게 아니라 제대로 의자에서 위쪽으로 물을 쏴서 실제 비처럼 물이 방울져서 떨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의자 자체의 움직임은 훨씬 섬세하고 거친맛이 없어서 심심하고 아쉬웠음.. 개인적으로 상봉점 스타일이 마음에 들었음. 매버릭도 아마 여기서 봤던 것 같은데 의자 움직임이 중요한 영화였으니 다른 지점에서 봤으면 그만큼 재밌진 않았을 듯 하다. 

영화 자체는 그럭저럭 재밌었다. 멀티버스에 역대 스파이더맨 실사 영화들을 포함시켜줬던게 제일 감동이었음. 실사 프라울러 배우가 도널드 글로버여서 영화관에서 정말 기뻤는데 후에 옐로피버 병크 있다는 걸 알고 화가남.. 캐논과 변곡점이라는 설정도 마음에 들었다. 타임패러독스와는 좀 다른 느낌의 억지력을 잘 풀어냈다. 영상미와 연출도 영화관에서 두번이나 볼정도로 매우 만족스러웠음. 애니메이터들이 갈려나간 가치가 있었다.. 다음작품에선 그들이 제대로 된 페이와 대우를 받기를.. 삽입곡들도 매우 마음에 들어서 영화보고 며칠간 삽입곡들을 계속 들었던 것 같음. ost도 정말 잘뽑았음. 그 중에 미겔 테마가 미겔의 위압감을 정말 잘 표현해내서 재생될때마다 정말 짜릿했음.. 미겔 💕💕💕💕 그렇다.. 영화를 2번이나 본 가장 큰 이유는 미겔 때문임.. 정말 너무 내취향인데 생각해보니까 소중한 사람들을 한꺼번에 잃고 자신이 옳다고 여기는 세계를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는 점이 너무 에메트셀크 같은거임... 내가 이렇게 소나무였다니. 물론 미겔은 자신의 행동 때문에 아내와 딸을 잃은 거지만.. 일단 소중인연을 잃었다는 점에서 처연해지고 그런 아픔을 겪었기 때문에 더 자신의 신념에 집착하는 점이 너무 맛도리임 ㅎㅎ 게다가 미겔은 오스카 아이작의 엄청나게 섹시한 목소리를 가졌고 스페인어도 겁나 까리하게 하고 라티노고 근육질인데다가 덩치도 엄청 크고 알몸에 전자기 코스튬을 입고있는 흡혈거미인데 아방하게 스파이더센스가 없어서 뒤에서 기습도 당하고 어그로 잘끌리는 귀여운 면도 있는 완벽한 중년.. 인줄알았는데 30대다. 정말 최고아닌가. ㅜㅜ 역시나 엔딩을 보니 안티테제 캐릭터라 언젠가는 주인공에게 굴복당할 운명이라는게 좀 아쉬움.. 그는 백화될것인가 아니면 끝까지 자신의 신념을 지키고 장렬하게 퇴장할 것인가.. 이 시리즈에서 퇴장하더라도 다른 미디어믹스에서도 계속 나와줬으면 좋겠다 제발... 여기서 끝나기엔 너무 매력적임 ㅜㅜ ㅇ

미겔 말고도 호비도 마음에 들었고 파비트르도 귀여웠다. 그웬의 액션 무빙도 우아해서 좋았음. 이것저것 다 완벽했는데 마지막에 그웬과 마일스네 부모님이 대면하는 장면의 개연성이 부족하다고 느껴서 별을 1점 깎았다.. 그렇게 아들을 애지중지하는 부모가 그웬의 애매모호한 설명만 듣고 바로 그웬을 믿고 기다리겠다는 결정을 내린다는게 납득이 안감.. 그 장면은 정말 뭐랄까 논리적으로 조잡했다. 왜 그웬이 그들 앞에 등장해야했는지도 모르겠고. 암튼 그 장면만 빼면 오랜만에 정말 마음에 쏙 드는 영화를 만났기에 행복했음~~!  까먹기 전에 좋아하는 곡들을 첨부함. 

 

이건 미겔 테마

 

 

이건  마일스가 집 계단 내려가는 장면의 삽입곡. 제일 좋아하는 곡!

 

 

이건 엔딩곡. 들을때마다 엔딩크레딧 올라가는 영화 관에 앉아서 여운을 느끼던 때로 돌아간것만 같음. . 

 

 

 

 

 

 

 

 

 


보 이즈 어프레이드 (2023)

 0715 메가박스 ★1.5

 

ㅈㅎ언니랑 ㅈㅎ선배랑 같이 봤다. 리뷰들이 심상치않아서 기대를 꽤 했는데 생각보다 심심했다. 제목 그대로 보라는 주인공이 처음부터 끝까지 불안해하고 회피하기만 하고 적극적으로 외부세상에 대응을 하지 않는 영화인데 그걸 끝까지 지켜보는게 답답해서 괴롭긴했다. 하지만 감독이 인터뷰에서 얘기했듯이 코미디 영화라고 할정도로 보가 허둥대는 모습이 코믹하고 실제로 극장에서 엄청 웃었음. 정말 즐거워서가 아니라 어이가 없어서 웃는거였지만... 암튼 웃기긴 했으니. 유전보다는 강도가 낮은 불안이고 그게 잘 일반인 기준에서 이해가 안될뿐 이런 감정을 표현하는게 감독 취향이라는 건 알겠음. 다만 꿈인것처럼 사건의 인과관계나 사건간의 연결이 애매모호하다는 점에서는 내 취향이 아니었을 뿐.. 마지막에 꼬추괴물(...)인 아빠가 나왔을때는 그냥 논리적으로 이 영화를 이해하려는 시도가 무의미하다는 걸 깨닫고 웃기만 했다 ㅋㅋㅋ 

보가 거대한 수영장에서 익사하는 엔딩은 보가 어머니의 간섭과 지배에서 결국 끝까지 벗어나지 못했기에 어머니의 자궁과 비슷하게 보이는 수영장에서 끝을 맞이한다는 해설이 있었고 나도 보면서 그럴거라고 생각은했다. 그게 정말 그런 의미라고 믿고 싶지 않았을 뿐.... 정말 예술가들은 왜이렇게 자궁을 좋아하는걸까. 자궁 필요없는 사람들거 떼다가 한명씩 이식시켜주고싶다. 내것도 포함해서 ^^ 

ㅈㅎ언니랑 ㅈㅎ선배가 받았길래 나도 얼떨결에 같이 오리지널티켓을 받아버렸는데 바비랑 엘리멘탈 수량은 매진이면서 이 영화만 충분했던게 웃겼음 ㅋㅋㅋ 사실 나도 그렇게 받고 싶진은 않았어... 지금도 그냥 책상에 처박혀있다. 버리기도 애매하고 판다고 사줄 사람이 있을것같지도 않음.. ㅋㅋㅋㅋ 

 

 

 

 

 

 


바비 (2023)

0720 CGV ★4.5

 

오펜하이머와 오래 기다린 영화였다. 말할 필요도 없는 페미니즘 영화인데, 생각보다 눈높이를 낮춘 페미니즘이어서 확실히 남성을 포함한 대중을 겨냥했다는 걸 바로 알 수 있었다. 너무 상냥해서 약간 불만족스러울 정도였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이해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하고 넘어갔다. 마지막에 켄을 이성으로 느끼지 않지만 상냥하게 대해주면서 바비없이 살아가도록 용기를 북돋워주는 장면은 스크린 너머의 남자들에게 너희도 여자들처럼 이성이 옆에 붙어있지 않아도 너희들의 삶을 살 수 있다고 응원의 탈을 쓴 간청과 협박을 하고 있어서 재밌었음 ㅋㅋ 그 말을 제발 남자들이 들었으면 좋겠는데 월드와이드 성적에 비해 한국 성적은 좋지않아서(예상했음) 잘 모르겠군 ㅎㅎ 

이 영화가 여성들에게 그동안 너무 여성스러워 보인다는 이유로 꺼려졌던 분홍색과 어린아이들 용이라며 빼앗겼던 인형을 다시 되돌려주는 역할을 한 듯 하다. 남자들은 성인이 되어서도 레고를 수집한다고 여자가 인형을 수집하는 것 만큼 지탄받지는 않으니까. 마텔의 훌륭한 마케팅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여자들에게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하나 만들어 준 것 만은 분명하다. 

어릴때 바비인형을 가지고 노는 편은 아니어서 그다지 추억이랄 것은 없지만 딱 하나 있던 바비인형을 다리 찢고 머리 자르면서 놀았던 기억이 있어서 이상한 바비의 존재가 마음에 들었다 ㅋㅋㅋㅋ 이상한 바비는 딱 여자들에게 빨간약을 먹이는 페미니스트 역할을 하고 있어서 더욱 더 그랬음. 이상한 바비가 주는 샌달을 처음에는 거부했지만 결국 샌달을 신고 진정한 사람이 되는 주인공처럼 영화를 보는 모두가 자신만의 샌달을 신게 되었으면 좋겠다. 

 

 

 

 

 

 


장화홍련 (2003)

0721 netflix ★2

 

ㅈㅎ언니랑 ㅎㅈ이랑 모텔에서 성인병 돼지파티하면서 본 공포영화다. 사실 '돌이킬수 없는 걸음'이 너무 유명해서 기대를 많이 했었는데 ost말고는 너무 내 취향이 아니어서 실망했음. 엄밀히 말하자면 이 영화를 관통하는 주제가 바로 '돌이킬 수 없는 걸음'인데 이게 너무 내 버튼을 누르는걸 소재로 하고 있어서 즐길 수가 없었다. 자매 중 언니의 죄책감이 중요 테마인데 사건을 만든 첫번째 원인제공자인 아빠는 아무런 벌이나 지탄도 받지않고 두번째 원인제공자인 새엄마도 별 문제없이 살아가는 것처럼 보이는데 언니만 정신이 망가져있다는게 마음에 들지 않음.. 어려서 무력하다면 이해할 수 있겠는데 러닝타임 내내 화내고 항의하던게 사실 허상이었고 항의하는 내용도 변두리만 짚는거라 많이 답답했다. 내가 주인공이었다면 동생을 제일 처음 발견한게 새엄마였지만 그걸 함구해서 결국 동생을 죽였다는 사실을 아빠에게 강조했을텐데 그 부분이 빠져있어서 가려운곳을 시원하게 긁지 못한채로 끝나버림.. 언니의 정신병자작쇼라는게 연출상 중요하기 때문에 그 얘기를 꺼내지 못하는 구조이긴 하지만 그럼 마지막장면에서라도 하던가.. 그 사실을 전달했지만 아빠는 대수롭지않게 넘어갔다는 식으로 끝내던가.. 아무튼 찝찝한 영화였다. 

 

 

 

 

 

 


곡성 (2016)

0721 디즈니+ ★2.5

 

장화홍련 보고 이어서 봤다. 한창 흥행할때는 겁이 많아서 보지못했는데 이젠 겁대가리를 상실해서 뒤늦게 공포영화 바람이 불었음 ㅎㅎ 기대를 많이 했는데 미끼를 물었다는 대사가 유행이 될만큼 인기가 많았던 것 치고는 별로였다. 보면서 감독이 기독교신자일거라고 생각했는데 끝나고 찾아보니 정말 그렇더라고 ㅎㅎ 깡시골인데 스님이 아닌 신부가 나오고 무당과 신부는 무능하거나 타락했다. 일단 이런 설정부터가 한국에서는 굉장히 드물다. 무당이 귀신도 아닌 악마(..)와 편을 먹다니.. 닭이 세번 운다거나 하는 노골적인 기독교적 장치 이전에 이 부분이 너무 납득하기 어려워서 영화에 몰입이 되지 않았다. 곡성 시내에 교회가 존재하는데 목사는 등장하지 않았다는 점도 수상함.. 일단 등장하면 사건이 해결되어야 하기 때문에 그런걸까.. 그냥 시원하게 모든 종교의 퇴마 능력배틀물이었으면 정말 현실적으로 한국스럽고 신선했을거라는 아쉬움이든다.. 천우희씨가 맡은 캐릭터가 지저스(?)를 모티브로 했기 때문에 천우희가 자신의 말에 의문을 갖지말고 그대로 따르라고 했을때 주인공이 그대로 따랐다면 화를 피할 수 있었을거라는 설정도 정말 기독교스럽고 신기했다. 절대자의 말씀을 의심하는 행위가 불경하다고 간주된다는 논리가 정말 나와는 맞지않는 사고방식임.. 나는 천우희가 그냥 간단한 대답만 해주면 될 것을 자신이 시키는대로 하라는 말밖에 하지 않아서 정말 답답했단 말이다.. 그래서 주인공은 의심했기때문에 벌을 받았다.. (정말 대박임)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질문하고 의심하지 않는 태도가 얼마나 해롭고 진실을 호도하게 만드는지 너무나 명명백백한데도 이런 세계관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고 그래서 이런 영화도 만들어지는 거라 생각하면 좀 아득해진다.. 질문과 검증은 아주아주 소중한거야.. 의문을 갖고 진실을 확인하려는 노력을 멈추지마세요.. 

 

 

 

 

 

 

 

밀수 (2023)

0729 메가박스 ★2.5

 

엄마가 영화보러 가자길래 효도용으로 고른건데 엄마는 재미없어했고 나는 그럭저럭이었던 영화.. 여성연대물을 엄마가 받아들이기는 아직 이른건지 아님 그냥 영화가 지루해서 그런건지 잘 모르겠다. 일단 나는 여성주연이면 별점 반개 보정이 들어가는데도 전개가 지루하고 연출과 편집이 너무 올드해서 2.5점이 최선이었다. 만약 남성주연물이었으면 1점이었을거야.. 일단 여자가 다해먹고 남자들에게 복수하는 이야기라는 점이 좋았고 해녀들이 주인공이고 돈때문이 아니라 기업의 폐수방류 때문에 밀수업에 손대기 시작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조인성이 자신이 드물게(?) 멋있게 나왔다며 좋아했다는데 나는 한국남자가 악하지만 멋있는 롤일때 기분이 급격히 안좋아지는 버릇이 있기때문에 그다지 감상에 큰 도움이 되지는 않았다. 김혜수 배우를 평소에 좋아하는 편인데 이 영화에서만 그런건지 발성이 너무 거슬리고 소리지르는 장면이 많아서 괴로웠다.. 주말드라마를 큰 스크린으로 보는 기분이었어.. 제일 마음에 들었던건 고민시 배우의 아름다움과 연기였다. 이 배우는 초면인데 연기를 너무 잘하고 마스크가 촌스러운 한복과 화장이랑 너무 조화롭게 잘 어울려서 신기했음. 주연 투탑 배우의 연기경력이 훨씬 길고 캐릭터 비중도 컸는데 기억에 남는건 고민시의 옥분이 하나뿐이었다. 앞으로도 더 잘 되셨으면 좋겠다.. 

 

 

 

 

 

 

 

빌리 린의 롱 하프타임 워크 (2016)

0803 왓챠 ★3

 

 

가렛 하나만 보기위해 보기 시작한 영화였는데 주인공 배우인 조 알윈과 감독인 이안에 대해 더 생각해보게 되었다. 일단 애국심을 핑계로 자국 젊은이들을 착취하는 미국사회에 대한 비판을 담은 영화라 주인공을 군대에서 빼오기 위해 노력하는 누나 캐릭터에 많이 이입해서 데이비드 다임에 관심이 잘 가지 않았음. 예전에는 이런 강인하지만 무뚝뚝하고 거칠것없는 셰퍼드같은 캐릭터를 멋있다고 좋아했던 것 같은데 나도 이제 나이를 먹었는지 현실자각이 너무 잘된건지 이젠 그냥 답답하기만 하다. . 다임은 강한 리더쉽을 가지고 있고 소대원들을 아끼지만 그들이 바로 옆에서 PTSD를 겪고 있는 걸 알아챌만큼 섬세하지 못하다. 그리고 그 부분은 대원들이 스스로 파악해서 알린다고 쉽게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기에 리더가 케어했어야 하는데 다임은 그런 정신적 문제 따위 겪지 않을만큼 강해서 대원들에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못하는 것 같다. 실제 소설에서는 어떻게 묘사되었는지 모르겠지만 부하들이 PTSD가 있다는 걸 알고도 방치했거나 전혀 모르거나 둘 중 하나일 듯 하다. 예전에는 이런 강하기 때문에 주변을 돌볼 필요가 없 성격을 동경했는데 이제는 자신이 얼마나 강하든 타인의 연약함을 감지해 낼 수있는 예리함을 갖춘 성격이 더 멋있어보인다. 강하기 때문에 타인을 살필 여유가 있는 강자.. 그것이 진정한 강자다..! 

영화에 대한 평이 좋지 않아서 좀 의외였다. 엔딩에서 주인공이 군인으로 돌아가기로 결정한 것에 대한 불호 평이 있는 것 같은데 나는 오히려 그 점이 주제를 강화했다고 본다. 주인공은 머리로는 자신이 치료가 필요한 상태라는걸 알고 있지만 미국이 내미는 애국심이라는 효과적인 조종무기와 그에 딸린 사람들의 존경, 어쩔수없이 생긴 동료애 같은 감정에 굴복해버린거다. 사실은 그 모든걸 버리고 누나에게 돌아갔어야 했는데 어리고 젊은 영혼에겐 등질 수 없는 가치였겠지. 미국(을 포함한 모든 나라들)은 이런식으로 젊은이들을 인질로 삼아 전쟁터로 내보낸다. 엔딩장면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거부해야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정말 마음에들어요) 애국심과 인기가 사람 밥먹여주지 않아요.. 그런거 다 가져도 죽으면 끝이야.. 죽으면 아무것도 없다구.. 

이 영화가 감독의 커리어에 타격 을 줄 만큼 망했다는게 믿기지 않는다. 잔잔한 편이긴 했지만 필요하고 의미있는 메세지를 담고있고 연출도 그리 나쁘지 않았는데 어째서일까.. 미국인들이 자국비판에 거부감을 가졌다는 이유만 아니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세상이 암울하다고 생각하고 싶지 않음. 프레임수가 너무 높아서 이질감을 준다는 평도 있는데 정말 그런 문제는 상상도 못했을만큼 전혀 느끼지 못했다. 영화관에서 보는거랑 ott로 보는거랑 많이 다른걸까? 그냥 일반적인 영화랑 똑같았는데..

 

 

 

 

 

 

 

한 솔로 : 스타워즈 스토리 (2018)

0813 디즈니+ ★3.5

 

스타워즈 영화를 전부 본김에 스핀오프까지 봐버렸다. 생각보다는 별로였는데 주인공이 한솔로인데도 너무 매력이 없다는점이 한 몫했다. 어째서 제목조차 한솔로인데 한솔로보다 랜도에 더 눈길이 가는 걸까.. 배우가 연기를 못하는건지 각본이 이상한건지 알수가없다. 둘다인걸까? 러닝타임 내내 랜도덕분에 즐거웠는데 끝나고 찾아보니 랜도를 맡은 도널드 글로버가 옐로피버더라고.. 대체 .. ? 그래서 결국 이 영화에서 남은건 장렬하게 죽은 드로이드권 운동가인 L3-37 하나뿐이다. 드로이드를 해방시키는 드로이드라니 정말 흥미로운데 일회성으로 다루는 주제가 아니었으면 좋겠다.. 심지어 랜도와 썸타는 관계였고 사후에는 밀레니엄 팔콘의 일부가 됐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 영화 제목을 더 드로이드 라이즈 뭐 이런식으로 하고 드로이들의 탄생과 여행에 대한 얘기를 3PO와 R2D2도 등장시켜서 다루는 편이 더 재밌었을 거다.. 언젠가는 그런 시리즈도 나와줬으면 좋겠네. 

 

 

 

 

 

 

 

오펜하이머 (2023)

0817 메가박스 돌비 ★4

 

광복절 개봉에 맞춰서 보고싶었지만 부득이하게 이틀 늦게 관람했다. 처음엔 ㅇㄹ이랑 일반관에서 보고 두번째는 코엑스 돌비에서 ㄴㅌㄹ선배랑 같이 봤다. 놀란의 영화는 으레 아이맥스로 봐야한다고들 하지만 이번 영화만큼은 아이맥스보다는 돌비관이 더 적합하다고 느꼈다. 킬리언의 얼굴을 최대한 크게 보고싶은 사람이 아니라면 영상미가 특별하지 않기 때문에 굳이 고생해가면서 아이맥스 좌석을 잡을 이유가 없다. 화면 보다는 스토리텔링과 음악적 연출이 더 두드러진다. SF가 아닌 정치물이기 때문에 인물에 관한 정보를 주워담아 이해하고 추론해나가는데 거의 모든 재미가 집중되어있다. 그런 종류의 긴장감을 좋아하기 때문에 즐겁게 관람했다. OST는 테넷을 맡았던 루드비히 고란손이 작업했는데 너무 아름다웠다.. OST를 더 잘 감상하기위해 돌비관으로 한번 더 본 가치가 있었다. 3시간은 너무 길긴 했지만.. 

영화에서 엄청나게 많은 인물들이 나오지만 아이러니하게 내가 제일 좋아하는 부분은 초반에 학생인 오펜하이머가 정신적으로 괴로워하면서도 열심히 배움에 몰두하는 장면이다. 오펜하이머의 침체기여서 그런지 유독 어둡고 푸르고 축축한 분위기로 연출되었는데 그게 정말 딱 내 취향이었다. 춥고 외로운 학교에서 혼자 고군분투해가며 강의도 듣고 질문도 열심히 하고 물리학에 대해 고민하는 .. 물론 너무 빠져서  교수를 독살하려고 하기도 했지만 ㅋㅋㅋ 침대에 누워서 물리학세계 속의 입자들의 움직임을 좇는 장면이 있었는데 그 입자들의 파동과 효과음이 너무 아름다워서 돌비음향으로 그 진동을 느낄 수 있어서 행복했다.. 나도 이과과목을 열심히해서 전공을 그쪽으로 했다면 어땠을까 상상해볼만큼 인상적인 시퀀스였음.. 

 

 

 

오펜하이머라는 캐릭터의 내면에 공감이 되는 편은 아니었다. 오히려 나는 그에게 징징대지 말라고 일갈하던 트루먼 대통령과 아내인 키티에게 더 공감이 됐기 때문.. 키티와 오펜하이머의 부부관계는 정말 내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인간관계다. 비록 오펜하이머가 키티를 속이고 불륜을 두번이나! 하긴 했지만 그럼에도 오펜하이머는 키티를 신뢰하고 키티 또한 불륜사건과는 별개로 오펜하이머를 신뢰한다. 잘못을 지적하는 것과 사랑하는 마음을 서로 혼동하 않고 양쪽다 충실할 수 있는 사람은 정말 드물다. 그런점에서 어떤 사건을 겪더라도 그 둘이 끝까지 서로의 버팀목이 되어줬다는 건 정말 운명적인 인연이라고 생각함. 제일 멋있었던 장면은 원폭실험 성공한 장면도, 과학자들을 불러모은 장면도 아닌 키티가 오펜하이머를 위해 대신 증언하면서 상대편을 압살하던 장면이다. 이런 아내가 있다면 정말 세상 어떤 것도 무섭지 않을 것 같다.. 오펜하이머자식 배가 불렀어.. 에밀리 블런트의 카리스마있는 눈빛과 말투가 너무 멋있어서 단숨에 팬이 되어버렸다. 시카리오로 알게되고 난 후부터 호감이 있는 정도였는데 이제 당당히 좋아하는 배우라고 말해도 될 것 같음 ㅎㅎ 마지막 장면에 수소폭탄처돌이를 냉랭한 눈빛으로 무시하는 장면도 너무 멋있었다.. 다른 필모들도 열심히 챙겨봐야겠음 ㅎㅎ

영화를 보기전에 원자폭탄의 원리와 오펜하이머라는 사람의 인생흐름에 대해 한번 유튜브영상으로 훑고 가서 생각보다 헤메지 않았다. 소련 스파이의 존재감이 너무 옅어서 두번째 관람 전에 누구인지 찾아보기는 했지만.. 마지막부분에 케네디 대통령의 이름이 튀어나와서 놀랐는데 그만큼 미국의 근현대사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 사람이구나 싶었다. 당시 시대흐름에 대해 더 알고싶어져서 근처 도서관에서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를 검색해보니까 거의 다 예약한도가 차있더라고.. 사람들 다 생각하는게 똑같지 뭐 ㅎㅎ 연말쯤에 인기가 좀 시들해질때 한번 빌려서 읽어보고싶다. 

 

 

 

 

 

 

 

레이더스 (1981)

0818 디즈니+ ★2.5

 

디코방에서 인디아나존스 마니아들이 인디아나존스 시리즈 상영회를 열었다. 유명한 시리즈지만 어릴때 ocn에서 잠깐 몇장면 구경한 것 빼고는 제대로 감상해본 적이 없어서 감사히 참가함. 인디아나존스 배우가 한솔로 배우라는 사실도 최근에 알게되었다.. 알고 나니까 정말 한솔로가 모험을 하고 있더라.. 스타워즈와 비슷한 시기에 만들었지만 확실히 스타워즈 쪽이 SF라 그런지 더 현대적인 느낌이다. 레이더스는 연출이나 대사같은게 정말 올드해서 신기했다. 

 

 

이 유명한 장면이 인디아나존스 1편에서 나왔다는 것도 알게되었다. B급 코믹영화일 줄 알았는데 ㅋㅋㅋㅋ 원래는 화려하게 싸울 예정이었는데 배우들이 장염이었나 어떤 병에 걸려서 지친 나머지 저렇게 빨리 끝냈다는 것도 .. 

혼자라면 절대 일부러 보지 않을 만한 시리즈였는데 다같이 채팅으로 떠들면서 보니까 확실히 즐거웠다. 나치 캐릭터 등장할때마다 독일어 얘기하는 것도 같이있을때에만 할 수 있는 일이고 ㅎㅎ 

 

 

 

 

 

 

 

클로버필드 10번지 (2016)

0819 wavve ★3

 

인외물 좋아한다니까 추천받은 영화다. 공포물을 굳이 찾아볼만큼 좋아하지는 않아서 이름은 알고 있지만 시간내서 보기 애매한 영화였는데 디코방에 물어보니 봤다는 사람이 꽤 있어서 다같이 봄 ㅎㅎ 또라이에게 감금+외계인침공 두가지가 같이있는 영화였는데 그럭저럭 볼만했다. 다만 화공격으로 쉽게 죽을만한 외계인이면 대체 왜 침공을 결심한건지 의문이긴함.. 인간의 기본 무기는 전부 불속성인데.. 미국이 외계인의 존재를 공식적으로 인정한 이후로 이렇게 벙커를 만드는 사람이 더 늘어났을지 궁금해진다. 물론 외계인이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면 우리 스스로 자멸할동안 손하나 까딱안하고 팝콘이나 먹겠지만 ㅎㅎ 

 

 

 

 

 

 

 

클로버필드 (2008)

0820 wavve ★2.5

 

클로버필드 시리즈(?)의 원조라는 영화를 이어서 봤다. 파운드푸티지라는 장르인데 이런 장르가 존재하고 꽤 인기있는 마이너장르라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1인칭 시점인 영화는 <하드코어 헨리>이후로 처음인데 호러게임을 하는 느낌이어서 즐거웠다. 카메라를 들고있는 캐릭터가 꽤 짜증나는 성격이고 친구들을 희생시켜가며 찾아간 여자애는 엄청난 부상을 입은 것 치고 너무 상태가 멀쩡해서 희생없이 혼자서 찾아가도 괜찮지 않았을까 하는 점이 좀 신경쓰이긴 했지만.. 

 

 

 

 

 

 

 

파라노말 액티비티 (2007)

0820 ★3

 

파이널데스티네이션과 파라노말 액티비티의 차이점도 모르던 내가 파운드푸티지 장르를 찍먹하고 나서 드디어 이 초-유명한 공포영화를 보게되었다. ㅌㄹ선배에게 파일 받아두고 안보고 있다가 디코방에서 또 다같이 봤다. 역시 공포영화는 다같이 보는게 더 재밌음.. 여친에게 어릴때부터 들러붙은 악마가 있는데 악마가 남친을 질투한다는 의외로 코믹한 구석이있는 공포영화였다. 처음엔 농담으로 헐 질투하나봐 ㅋㅋ 했는데 진짜로 둘이 찍은 사진에서 남친쪽만 액자를 깨트려놔서 진짜 인외x인간물이구나 싶어서 식겁했음.. 결말에서 결국 남친 죽이고 여친 ntr해서 영원히 둘만의 여행을 떠남.. 우리가 사는 집에 존재하는 악령이라는 소재를 제일 잘 살릴 수 있는게 파운드푸티지 장르라고 생각될 정도로 공포영화 치고 흥미진진했다. 보통 공포영화는 '공포'를 표현하는 방식이 삐끗하면 우스꽝스러워 보일 수 있는데 그나마 담백하게 잘 표현된듯함.. 

시퀄이 굉장히 많은데 개와 아기가 나오는 2편이 더 무섭다고 하니까 나중에 또 같이 보고싶다. 

 

 

 

 

 

 

 

장교와 스파이 (2019)

0820 왓챠 ★3.5

 

ㄴㅌㄹ선배가 같이 보자고 해서 디코방에서 본 19세기 후반 프랑스에서 벌어진 '드레퓌스 사건'을 다룬 영화다. 처음들어보는 역사적 사건이어서 영화 자체는 잔잔했지만 흥미롭게 관람했다. 당시 프랑스에서 이렇게까지 반유대주의가 심할줄 몰랐기 때문에 놀라웠다. 역시 나치의 반유대주의는 괜히 생긴게 아니었군..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주인공이나 드레퓌스나 오로지 거짓을 밝히고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서 행동했을 뿐 서로에게 개인적인 감정이 전혀 없었다는 거다. 오히려 주인공은 스스로 '유대인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라고 말할 정도로 드레퓌스에게 좋은 감정을 가지고있지 않았지만 정의를 위해서라면 드레퓌스의 누명을 벗기기위해 자신의 위험을 기꺼이 감수했다. 드레퓌스도 주인공이 자신을 구해줬지만 당당하게 보상으로 자신을 좀더 진급시키라고 말하거나 그 요구가 거절당해도 아무런 악감정을 남기지 않는다. 그 둘이 그런 대화 후에 다시는 단 둘이서 대화하지 않았다는 자막이 정말 정의를 좇는데에는 감정적인 호소나 얽매임이 전혀 필요하지 않다는 메세지를 주고 있어서 너무 감동이었다. 우리모두에게도 이런 태도가 필요하다. 무엇이 나와 친하기 때문에 나에게 감정적이나 금전적 이득을 주기 때문이 아니라 오로지 그것이 옳기 때문에 행동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큐어 (1997)

0821 왓챠 ★3.5

 

장교와 스파이 보고 시간이 남아서 이어서 봤다. 예전에 극장에서 재개봉했을때 예매해두고 귀찮아서(...) 못 보러간 영화인데 이렇게 고맙게 ott에 올라와서 볼 수 있게 되었다. 바이러스나 질병과 관련된 티피컬한 공포영화일 거라 생각했는데 '옴 진리교' 사건을 배경으로 만든 사이비종교 관련 영화였다.. 19세 관람가로 재개봉한 만큼 꽤 고어했다. 왓챠 정보에는 15세로 되어있어서 방심하긴 했지만. 

이 영화는 버블붕괴 이후로 뒤숭숭한 일본에서 개인이 겪는 불안과 분노, 흔들리는 자아에 대한 경계를 표현했다. 사회인으로 살아가면서 어쩔수 없이 생기는 그런 약점을 사이비교주가 파고들어 극대화시킨다면..? 이라는 가정을 바탕으로 흘러간다. 영화를 다보고나서 유튜브에서 사린가스 테러사건을 브리핑하는 영상을 보고나니 <나는 신이다>에 등장하는 여타 사이비종교처럼 피해자들은 성별이나 나이, 신분, 학력에 관계없이 심리적으로 기댈 곳이 필요한 모든 인간이라는 사실이 더 잘 와닿았다. 영화에선 교주가 피해자들에게 자기 자신에 대해 얘기해보라고 계속해서 권유하고 그렇게 자신의 심리적 약점에 대해 털어놓으면 피해자들이 최면에 당하는 구조다. 형사인 주인공은 교주의 최면은 거부했지만 스스로 최면속으로 걸어들어가 '치유'당하는 걸 선택한다.

사회의 부조리에 대한 분노는 요즘 세상에서 더이상 드문일이 아니다. 오히려 그런 분노 한자락 가지고있지 않은 사람이 비정상적일 지경이다. 이런 세상에서 만약 정말 영화에 등장하는 교주가 활동한다면 아마 우리나라 인구는 지금의 1/10도 남아있지 않게 될 거다 ㅎㅎ 물론 실제로 일어나기는 어려운 일이지만.. 원래 타인은 지옥이라고 하지 않는가.. 인간들과 인간이 만나면 고통이 생길 수 밖에 없다. 그러므로 서로 좀더 배려하고 적절한 거리감을 찾아야 한다는게 나의 생각이다. 우울하고 암담한 이 시대에 비슷하게 속아넘어가는 일은 없도록 모두가 스스로의 내면을 잘 돌아보고 치유할 방법을 찾아갔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 교주놈이 말 빙빙돌리면서 최면걸어보려고 용쓰는게 정말 정말 엄청나게 얄밉고 때려주고싶을 만큼 열받아서 난 어디서 신도가 될 일은 없겠구나 싶었음 ㅋㅋ 다시 생각하니까 진짜 화난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2005)

0821 Youtube ★2

 

디코상영회 놓쳐서 ㅈㅎ언니가 따로 보여준 영화~. 워낙 유명한 책을 원작으로 하고있어서 조금 하드한SF일거라고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었다. SF보다는 코믹쪽에 더 가까운 영화였다. 정말 얼토당토않은 대사와 장면들이 계속 나와서 영국인의 유머센스란 이런것일까 신기해하면서 봤다. 최근 본 영화중에 제일 신기하고 이상한영화였음.. 내 취향은 하드SF라서 원작을 읽어볼 용기는 사라졌지만 그래도 유명한 작품을 봤다는 것에 의의를 둔다.

 

 

 

 

 

 

 

블랙미러 : 밴더스내치 (2018)

0821 netflix ★3.5

 

은하수 히치하이커 다음으로 언니가 보여준 유명한 넷플 제작영화다. 누르는 선택지에 따라서 전개가 달라지는 게임같은 시스템인데 선택하는데에 제한시간이 있어서 힘들었다. 모텔 리모컨이 정말 잘 안먹혔기 때문 ㅜㅜ 심지어 글자를 입력해야하는 선택지도 있었는데 완전히 망했음 ㅋㅋ 못 본 엔딩이 더 많다고 하니까 나중에 시간 될때 컴퓨터로 다시 봐야겠다. 

주인공이 자신이 시청자인 우리의 선택지에 지배받는다는 사실을 깨닫고 우리와 소통을 시도하는 장면이 있는데 아예 "넷플릭스"라는 단어가 등장해서 재밌었다 ㅋㅋㅋ 이런식으로 4차원의 벽을 깨는 컨텐츠는 처음이라서 정말 신선했음. 비록 마약이나 자살같은 어두운 소재가 나오고 엔딩이 그다지 유쾌하지는 않지만 앞으로 이런 상호작용 컨텐츠를 더 많이 만들어줬으면 좋겠다.. 넷플 이용료 올린다는데 그럼 이런거나 더 만들어. 

 

 

yunicor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