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ude
heterotopia
버지니아 울프 - 자기만의 방

 

2018년 3월 23일 | 독서모임 | 도서관대출

 

버지니아 울프는 자기만의 방에서여성들이 남성에 비해 금전적, 시간적으로 열악한 상황에 처해있기 때문에 여성작가들은 글쓰기에 집중할자기만의 방과 500파운드의 여유금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나는이 생각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여성은 자신이 원한다면 남성들의 간섭을 받지 않는 오로지 자신만의 생활을영위할 수 있는 개인 공간이 있어야 한다. 이것은 오늘날 현대사회에도 적용될 수 있다. 나는 현대 기혼 여성이 결혼, 출산 후에 직업을 잃고 반강제적으로집안에서 육아를 혼자 맡게되는 수많은 사례들을 떠올렸다. 그렇게 전업주부가 되어 하루종일 아이들곁에붙어있는 여성에게 자기만의 방, 자기만의 시간, 뭔가를 시작할수 있는 여유 같은 것은 없을 것이다. 버지니아 울프는 가상의 주인공과 주인공의 친구와의 대화에서 여성이육아가 아닌 개인의 열정을 따른 일에 전념한다면 그 여성이 길러낼 수 있는 아이들의 존재를 포기하는 것을 뜻하고,우리는 이 일에 대해 생각해 보아야 한다고 했다

나는 울프가 생각해 보아야 한다고 한 의미가 궁금하다. 여성은 자신의 아이들과 커리어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 한다는 것일까

나는마치 울프의 생각해보아야 한다는 말이 이전에 열세명의 형제자매들 사이에서 따뜻한 보살핌을 받고 자라는 주인공의 친구의 묘사와 겹쳐져 여성에게 더중요한 일은 육아라고 하는 것처럼 들렸다. 책 전반적으로 작가로서의 여성을 격려하는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울프는 육아를 오로지 여성이 선택하고 포기하는 문제로 보았다. 여기서남편인 남성의 개입은 없다. 울프의 시대적 한계인걸까. 나는울프의 생각해 보아야한다가 현대사회의 저출산 문제와 맞닿아있음을 깨달았다. 오늘날 육아는 더 이상 여성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다.국가적인 문제이고 남성들의 문제이기도 하다. 육아에서 남성은 등을 돌릴 수 없다. 여성이 직업을 유지하여 육아의 여유가 없다면 육아는 남성이 해야 한다. 남성도할 수 없다면 국가가 해야 한다. 그 누구도 육아의 여유가 없다면 아이는 태어나지 않는것이 옳다. 울프가 살았던 시대에서 육아가 오로지 여자의 영역이었을지 모르지만 이제 여자들은 육아를 얼마든지 거부할 수있다. 삶에서 꼭 거쳐야하는 필수 과정이 아니다. 나는 이권력관계의 역전에서 약간이나마 뿌듯함을 느꼈다.

 

가상의 작가인 메리 칼마이클의 소설을 설명하면서 지금까지 소설에서 여성캐릭터들은 오로지 남성캐릭터와의 관계 안에서만존재하고 애인,아내 등 단순화되어있음을 지적한다. 나는 여성캐릭터의한계가 오늘날의 영화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 동안 영화계에서 여성캐릭터를 다루는 방식에대한 끊임없는 지적으로 요즘은 능동적이고 개성있는 여성캐릭터를 쓰려고 노력하고 소비자 또한 그런 관점에서 영화를 평가한다. 하지만 내 생각에 한국영화에서 아직은 그런 영화가 드문 것 같다.

 

주인공이 메리 칼마이클의 소설을 평하고 조언을 해주는 것은 작가 스스로가 미래의 여성작가들에게 해주는 말이다. 버지니아 울프는 여성 작가들이 남성들을 비판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남성작가들이 여성들을 대상으로 꾸준히 그래왔던 것처럼. 그리고 그녀의 작업에 시비를 걸고 길을 가로막으려 하는 남자들을 무시해버리고 그대로 전진하라고 한다. 버지니아 울프는 여성작가의 이런저런 제약에도 불구하고 100년 후의메리 칼마이클에게 기대를 건다. 나는 그로부터 약 100년후에 살고 있는 내가 지금까지 여성작가들의 작품을 얼마나 읽어왔는가 반문해보고 기억 나는게 거의 없음을 깨달았다.자기만의 방이 없는 곳에서 일하는 틈틈히 숨어가며 작품을 쓴 초기의 여류작가들과, 그들이 개척한 길을 다져가는 수많은 여성작가들을 생각하면서그들을 응원하자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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