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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terotopia
[벽돌2] 제2의 성 - 시몬 드 보부아르

 

 

 

 

제 2의 성

시몬 드 보부아르 / 을유문화사 

 

 

 

1주차 : 서론

 

 

보부아르는 여자란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으로 서론을 시작한다. 여자란 남자와 마찬가지로 인간이다. 그러나 남자는 자신을 위치시킬 때, 결코 어떤 성(性)에 속한 개인으로 시작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남자라는 사실은 특이성이 아니라 당연함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반면에 여자는 여자라는 특성을 특수성으로 인간을 대표하는 전형인 남자와 구분지어진다. 여자는 남자의 상대적 존재로서만 존재하며 남자는 여자 없이도 생각되지만 여자는 남자 없이 생각되지 않는다.

 

이타성異他性은 인간의 생각에 근본적인 범주다. 어떤 집단도 자신 앞에 타자를 즉시 상정하지 않고서는 자신을 주체로 규정짓지 못한다. 이런 타자화 과정에 따르면 남자와 여자는 서로가 서로에게 타자여야 하지만 이런 상호성은 없고 오직 여자만이 유일한 타자로서 존재한다. 이러한 여성에 대한 타자화가 역사적으로 보았을때 우발적인 사건에 의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절대적인 것처럼 보인다. 때문에 보부아르는 이 관점에 여성들이 복종하게 되고 여자들이 남자들을 타자화하는 경우가 거의 없으며 오로지 자신들을 '우리들'이 아닌 '여자들'이라고 부르며 주체화 하지 않는다고 했다. 또한, 여자는 같은 여자들 보다 사회적 조건이 같은 남자들보다 더 긴밀히 연결되어있어서 프롤레타리아나 인종같은 다른 소수자들 보다 단합하는게 불가능하고 한다.

 

하지만, 이러한 시간을 통해 형성된 상황은 다른 시간 속에서 해체될 수도 있다.​ 여자들은 페미니즘 담론이 시작되고부터 남자들이 차지하고 있는 거의 모든 이권의 정당성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여자가 타자이기를 거부하는 것은 남자와의 공모를 거부하는 것인데, 그것은 여자들이 상층 계급에 협력함으로써 부여될 수 있는 모든 이익을 포기하는 게 될 것이다. 여자는 이 과정에서 자기 자신을 언제나 본질적인 것으로 확립하려는 모든 주체의 기본적인 주장과, 여자를 비본질적인 것으로 구성하려는 상황의 요구 사이에서 갈등을 겪는다. 보부아르는 행복은 주관적인 개념이기 때문에 여성은 행복해지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실존주의적 관점에서 종속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존재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해야한다고 말한다.

 

이 책에서는 이것을 누리기 위해서 고려해야 할 것들을 서술한다.  1권 1부에서는 생물학, 정신분석학, 역사적 유물론이 여자에 대해 취한 관점들을 논의하고 2,3부에서 ‘여성의 현실’이 어떻게 구성되었는지, 왜 여자가 타자로 규정되었는지, 남자들의 관점에서 그것의 결과가 어떤 것들이었는지를 실증적으로 보여준다. 그리고 2권에서는 여자들에게 제시된 그대로의 세계를 여자들의 관점에서 서술한다. 

 

 

 

ㅡ> 보부아르는 "남녀 한 쌍은 각각의 반이 서로에게 굳게 결합되어 있는 기본적인 통합체다. 성에 의해서는 사회의 어떠한 분할도 불가능하다. ​"고 했지만 현대에 들어서는 어느정도 이런 결합을 거부하는 움직임이 퍼져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또한, 계층에 영합하여 남자와의 결합을 포기하지 못하는 여자에 대한 이야기에서는 소득별 기혼율이 저소득층에서 가장 높고, 그다음 부유층, 마지막으로 중산층이 가장낮다는 조사결과가 떠오른다. 저소득층과 부유층 모두 남성과 결합하는 이유는 주체적 개인으로 존재하는 것보다 그 편이 더 경제적, 지위적으로 이득이 되기 때문이다. 중산층 여자로서 오랫동안 남성과의 연결고리를 끊어버리고 독립적으로 존재한다는 것은 순전히 나의 개인적인 소망이고 또 이룰 수 있는(이뤄야하는) 꿈이라고 미시적으로 생각했지만, 그가 어떤 계층의 여자든지간에 자유로운 존재가 되는 것을 목표로 삼아주길 원하며 이렇게 긴 글을 썼다고 생각하니까 조금 가슴이 뭉클하다. 나로서는 계층이 어떻든간에 남자에게 종속되려고 하는 마음가짐을 이해할 수 없어서 생각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2주차: 1부 <운명>

 

 

보부아르는 생물학, 정신분석, 유물사관의 세 가지 관점에서 여자가 어떻게 타자로 규정되었는지 살펴본다.

 

1장) 생물학적 조건

여자가 수컷과 암컷중에서 암컷임은 사실이다. 하지만 '암컷'이라는 말이 '수컷'이라는 말보다 경멸적인 이유는 여자의 동물성을 강조하기 때문이 아니라, 여자를 그녀의 성性 안에 가둬 놓기 때문이다. ​실제로 남성은 종의 존속을 위한 번식과정에서 어느정도 독립적으로 존재하지만 여성은 사춘기와 월경, 임신, 폐경을 겪으며 신체적으로 많은 영향을 입는다. 그러나, 생물학적 조건이나 번식 활동이 존재론적인 가치를 지니거나 남녀의 위계를 정할 수는 없다. 많은 생물들이 무성생식이나 양성구유 상태로 자손을 만들어왔으며, 인간의 유성생식은 남녀가 서로에게 종속적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고정불변의 현실이 아니라 하나의 생성(生成)이다. 생물학적 특성 또한 사회안에서 여러 조건에 따라 의미가 결정된다. 그렇기때문에 여자가 타자인 이유를 알기 위해서는 여자의 존재론적·경제적·사회적·심리적 상황이 역사의 흐름에 따라 어떻게 파악됐는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

 

2장)정신분석의 관점​

인간의 삶이란 세계와의 관계다. 개인은 세계를 체험함으로써 자기자신을 결정한다. 따라서 정신분석학은 역사적 맥락에서 접근해야 의미가 있다. 당대의 정신분석학은 여자가 왜 타자인지 설명하는 데 실패하고 있다. 프로이트나 아들러와 같은 기존 정신분석학자들은 여성의 행동을 행동 그자체에 목적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고 항상 남성성과 관련된 동기가 있다고 단정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여자가 인간으로 행동할 때마다 남자를 모방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는 인간의 모든 역사를 왜곡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보부아르는 이처럼 섹슈얼리티를 환원 불가능한, 주어진 것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사회와의 관계에서 생겨난 경향성이 섹슈얼리티를 형성하는데 관여함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3장) 유물사관의 관점​

여자를 알기 위해서는 남자와 여자 안에서 오직 경제적 실체만을 보는 유물사관의 경계를 넘어서지 않으면 안 된다. 엥겔스는 여성과 사회주의가 긴밀하게 연결되어있어 가부장제가 사라지고 사회주의가 실현되면 남녀가 평등해질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그에대한 근거를 제공하지 않았다. 이에 관해 보부아르는 계급간의 분리에 생물학적 차이가 없고, 프롤레타리아 계급안에서 남녀가 결속되어있기 때문에 양성의 대립을 계급투쟁으로 축소시킬 수 없으며, 가족이 해체된다고해도 여성은 인구재생산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때문에 국가에 의해 착취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보부아르는 계속해서 사회적 구조가 총체적으로 여성의 지위에 미친 영향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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