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ude
heterotopia
22년 4분기

10월

 

 

 

 

피버 드림 

사만타 슈웨블린 / 창비

★3

 

독서모임으로 읽은 책. 스페인어권의 환상문학인데 반응글을 보니 나만 환상을 환상으로 보지 않아서 웃겼다 ㅋㅋㅋ 사람의 감상이 이렇게도 달라질 수 있다니. 그치만 난 정말 초록지붕 아줌마의 주술이 실제 효과가 있는 주술이 아닌 미신적인 헛짓거리라고 생각했단 말여..! ㅋㅋㅋ 암튼간에 추리소설의 형식을 띤 환경문제를 다룬 소설은 처음 읽어보는 거라 신선했다. 독서모임이 아니었다면 자발적으로 집어들기 힘든책이었다. 이런 점이 독서모임의 소중함을 일깨워준다. 동대문쪽에 있는 유명한 인도음식점에서 밥을 먹고(내 생일기념으로 얻어먹었다) 근처 전통찻집에서 얘기했다. 독서모임이란건 아무리 여유가 있어도 항상 시간이 부족한 것 같다. 계속 뭔가 할얘기가 생겨.. 근황토크로 로 80%를 보내는 것 같지만 모임하는 주기가 길어지다보니 어쩔수 없다고..! 

 

반응글 >

<피버드림>은 독성물질에 중독된 어느 시골마을의 모습을 주인공인 아만다와 다비드의 대화로 표현한 소설이다. 주인공은 이미 중독되어 병실에 누워있는 상태에서 다비드와 함께 과거에 벌어진 일을 회상한다.

주인공과 친한 마을사람인 카를라가 자신의 아들 다비드가 중독되었다는 것을 주인공에게 밝히는 장면으로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짧은 대화문과 묘사의 여백을 통해 미스터리하고 긴장감 넘치는 전개를 보여준다.

 

다비드의 어머니인 카를라와 아버지인 오마르는 다비드가 중독에서 치료되고 난 후 “중요하지 않다”는 말을 반복하고, 중독되어 죽은 오리를 묻어주는 행동을 꺼림칙해하며 이전처럼 자식 취급하지 않는다. 다비드가 “중요하지 않다”고 하는 것은 환경문제보다 중요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의미로읽히며, 다비드 외의 등장인물들은 환경오염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는 부류를 불편해하며 현실에서 눈을 돌리는 현대인과 일치된다. 한편 마을사람들은 의학기술보다는 녹색지붕의 여인의 민간요법에 의존한다. 녹색의 이미지는 자연을 떠올리게 하는데, 녹색지붕의 여인이 중독된 사람들을 치유하는 것은 환경재앙이 오로지 자연환경의 복구로써 해결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다비드는 아만다와의 대화에서 벌레와 아만다의 몸이 닿는 정확한 순간(중독물질과 닿는 순간)을 찾아야 한다며 재촉한다. 중독의 원인은 초반에는 모호하게 제시되다가 드럼통으로 가득 찬 트럭과 냄새가 나는 이슬이 등장하며 처음으로 구체화된다. 냄새나는 물을 무심코 먹고 이슬이 옷에 스미듯이 환경오염은 의식하지 못한 사이 인간에게 치명적인 위협이 된다. 하지만 카를라가 의식했을 때는 이미 10년이 지난 후였으며 마을은 기형아로 가득했다.

 

작가는 무분별한 살충제 살포와 그로 인한 환경오염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작품을 구상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그런 의미에서 소설의 배경이 되는 마을은 작은 지구다. 마을이 오염되어가는 모습은 지구가 오염되는 모습과 같다. (172p. 수많은 자동차가, 갈수록 더 많은 차들이 아스팔트 위를 덮고 있다는 것도…. , 그이는 중요한 것을 보지 못해.) 작중 지속적으로 등장하는 ‘구조거리’라는 개념은 아이를 위혐으로부터 지키려는 모성애를 뜻하지만 ‘중요한 것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선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 “아주머니가 납득하셔야 해요.”라며 계속해서 카를라의 주위를 환기하듯이 작가는 독자에게 단호하게 오염되는 지구에 대한 인식을 촉구한다.

 

 

 

 

 

 

11월

 

 

 

 

 

삼체 3 : 사신의 영생

류츠신 / 단숨

★3

 

완독하는데에 정말 오래걸렸다. 이미 한바탕 트위터로 주저리를 해서 다시 쓰고싶은 마음은 없다만 .. 파판14의 효월 스토리와의 유사성을 다시한번 깨달았다는 점은 적어둬야겠다. 헤르메스와 그 파란사역마(이름기억안남)의 모티브로 여겨지는 캐릭터가 존재하는건 1권에서 알 수 있었는데 달에 피난처를 만드는 부분도 삼체3의 도피프로젝트에서 따온 듯하다는 것을 새롭게 깨달았다. "암흑의 숲" 선택지까지.. 대체 얼마만큼 모티브로 잡은거야..!

그외에 상대성이론때문에 사건의 지평선을 넘어 걸어간 사람에게 보험금을 줄 수 없다는 장면, 허얼신컨모쓰건(...) 동화이야기 정도가 마음에 들었다. 결말이 무슨 이상한 로맨스를 포함해서 흐지부지되어 버렸는데 그런 점 때문에 2권에서 그만 읽어도 충분하지 않았을까.. 싶다. .. 이 작가는 로맨스를 진짜 개같이 쓴다. ㄱㅡ 

 

 

 

 

문명의 붕괴 

재레드 다이아몬드 / 김영사

★4

 

영광스러운 독서모임 첫 벽돌책! 내가 골랐으니 더욱 열심히 읽어서 완독했다. 반응글도 전부 올렸다.(뿌듯해)

제러드 다이아몬드는 총균쇠로 더 잘 알려져있어서 이 책은 어떨까 싶었는데 정말 베개로도 못쓸정도로 두꺼웠지만 그만큼 읽는 보람이 있었다. 인류학자가 대체로 어떤일을 하고 어떤생각을 하는지, 우리 인류의 가장 큰 문제점은 역시 인구라는.. 자명한 사실을 방대한 수치들과 실증적 예시를 들어서 이해시켜준다. 내가 항상 인류는 엄청난 혁신을 이루지 않는 이상 번식을 그만둬야한다고 외롭게 염불외던 것에 대한 위로가 되었다 ㅋㅋ ㅋ.. 왜들그렇게 번식하고 싶어하는 거야... 다이아몬드씨도 말씀하고 있잔니.. 

 

 

 

 

애크로이드 살인사건 

애거서 크리스티 / 황금가지

★3.5

 

크리스티 전집 깨기의 일환으로 읽은 책. 오랜만에 크리스티 소설을 읽어서 매우 술술 잘넘어갔다. 마치 사막에서 오아시스 만난 사람마냥.. ㅎㅎ 푸아로가 은퇴하고 난 후의 이야기인데 이 할아버지는 은퇴했으면서도 어디 사건이 없나 은근히 눈을 반짝이고 있다는 점이 넘 귀엽고 웃겼다. 그리고 끊임없이 헤이스팅스를 그리워한다는 점도 ㅎㅎㅎ 분명 세계 어딘가에는 푸아로와 헤이스팅스를 전문적으로 엮어먹는 사람들이 존재할게 분명하다. 아오삼에 치면 있을듯 ㅋㅋ (그치만 그걸 직접 확인하고싶다는 마음은 들지않아) 이 책 서문에 트릭때문에 크리스티가 당시에 독자들로부터 항의편지를 받았다고 했는데 과연 항의 받을만했다고나 할까 서술트릭이라는게 좀 치사하다고 느끼긴 했다. 범인에게 푸아로가 헤이스팅스의 역할을 맡기고 친근하게 굴어서 의심을 못했다.. 이것도 서술트릭인거겠지 ? (나도 푸아로 만큼 진짜 헤이스팅스가 그리웠다.. 도라와.. ) 다른말이지만 나이브스아웃 글래스어니언에도 서술트릭이 있어서 듀나가 크리스티를 떠오르게 한다고 했었는데 블랑 자체가 푸아로랑 꽤 비슷한 캐릭터라서 더 그렇게 생각된다. 다음책을 읽을때는 좀더 경계하면서 읽어야겠어.. 

 

 

 

 

 

 

하마터면 회계를 모르고 일할 뻔했다! 

김수헌&이재홍 / 어바웃어북 

★4

 

매경테스트 공부할때 회계가 너무 싫어서 스킵했다가 다시 친해지려고 읽은 책. 작가가 진짜 입문서용으로 만들었다고 한 만큼 나같은 알못도 쉽게 읽을 수 있었다. 어투도 매우매우 친절하고 예시도 많이 들어준다. 완독했으니 전공공부할때는 좀더 자신감있게 다가갈 수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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